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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의 조신한 청년들

 

추수

2018/19

VR 게임

음악 Ivan Syrov

play and drag the screen

추수는 대상의 표현이라는 예술의 주요한 지평을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로 확장하는 실험을 진행한다. 슈투트가르트의 조신한 청년들에서 작가는 슈투트가르트에서 만난 다섯 청년과 그들의 방을 묘사하고 있다. 동명의 작품을 전통적인 영상매체(비디오)와 새로운 매체라고 할 수 있는 VR 두 가지의 형태로 보여줌으로써, 매체의 변화에 따른 대상의 표현과 인지의 차이를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VR 기술을 통해 선보이는 슈투트가르트의 조신한 청년들의 시작화면은 그 대상이 남성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마치 8, 90년대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게임)를 연상시킨다. VR 장비를 착용한 뒤 관객(플레이어)은 가장 먼저 추수의 방 침대에 누워있는 자기 자신과 정면에 위치한 다섯 청년(좌로부터 이반, 요하네스, 야니스, 플로리안, 요르고)의 아이콘을 발견한다. 그 후 한 명을 골라 선택 버튼을 누르고, 그의 방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소년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각자의 방에서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다. 벽이나 바닥, 천장에는 원래는 없을 거대한 구멍이 뚫려있거나 초현실적인 오브제가 놓여있고 방마다 각기 다른 BGM이 흐른다. 이렇듯 그들의 방은 작가가 대상(방의 주인)에게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맞춰 재구성되어 있다. 자신이 선택한 남성의 방에 들어가게 된 관객은 자유롭게 그리고 은밀하게 소년과 공간을 감상한다. 외부에서는 관객이 보고 있는 화면에 간섭할 수 없고, 누구의 방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관객은 추수의 침대로 돌아가고, 다시 다섯 명의 청년 중 한 명의 방을 골라 들어간다.

 

 반면 단채널 영상으로 상영하는 추수 크루징(2018, 47분 58초)에서 관객은 다섯 명의 청년 중 한 명을 임의로 선택하거나 자유로운 순서로 관람할 수 없고 다른 일반적인 영상과 같이 작가가 연출한 흐름대로 쫓아가며 감상한다. 영상은 실제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된 듯 보이지만 조금 더 지켜보다 보면 같은 장면이 반복되거나 초현실적인 오브제가 합성되어 있어, VR 작업과 마찬가지로 작가가 대상에게 느끼는 이미지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추수의 작품은 제목이 암시하는 바대로 자신의 주요한 예술관인 젠더적 주제가 답습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대상의 재현(representation) 방식과 관음증적인 시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글 이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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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n Gallery, Stuttgart,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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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san Cultural Center, Dae-gu,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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