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의 멜랑콜리
추수
비디오 시리즈
2021
추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 에이미Aimy를 제작해달라는 Enterarts 회사의 제안을 받는다. 20대 초반의 긴 머리, 날씬한 체형에 순수하고 매력적인 얼굴을 한, 소위 아이돌의 전형적인 외관을 닮아야 한다는 조건에, 그녀는 거절 의사를 밝힌다. 며칠 후, 추수는 팝 음악 씬에서 활동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 에이미를 제작하는 대신, 집(미술관이나 SNS 플랫폼)에 돌아와서는 가발과 옷을 벗어 던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에이미에 대한 권리를 요구했고, 이렇게 직업으로서의 인플루언서 모습을 한 에이미와, 같은 얼굴을 가졌지만 미술관에서는 액티비스트로서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에이미가 탄생한다. 현재 인플루언서 에이미는 제페토와 인스타그램에서 수 만명의 팔로워를 이끌며 48곡이 넘는 음악의 저작권자로 등록되어있다. 한 편, 집에 돌아온 에이미는 자신의 인플루언서 활동 비디오를 리뷰(2021)하거나, 틴더(2021)로 다른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을 만나거나, 사이보그 선언문(2021)을 통해 사이보그 신체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는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며 독일, 루마니아, 뉴욕의 미술관에서 활동하고 있다. 판이하게 다른 성격의 관객과 활동 영역을 가지고 있는 에이미의 정체성들이 앞으로 함께 어떤 세계관을 만들어 나갈지는 추수 자신도 궁금 해 하고 있다.





사이보그 선언문
2021
비디오와 사운드
00:10:41
리뷰
2021
비디오와 사운드
00:05:40
에덴
2021
비디오와 사운드
00:02:28
틴더
2021
비디오와 사운드
00:05:40
우울한 해체
2021
비디오와 사운드
00:05:16


에이미의 배신
2 framed prints, 841x 594 mm
사이보그 선언문
2021
비디오와 사운드
00:10:41
Text (EN) / Donna J. Haraway(1985), A Cyborg Manifesto, Socialist Review
Text (KR) / 도나 J. 해러웨이(1985), 사이보그 선언, 해러웨이 선언문, 황희선 옮김, 책세상, 2019
목소리 / TZUSOO
사운드 / Artur Sommerfeld
By means of Aimy Moon, a dually distinguished virtual influencer and virtual activist, "The Cyborg Manifesto (2021)" engages in a discourse surrounding a publication penned in 1985 by Donna J. Haraway. In an illuminating interview, TZUSOO expounds on the enduring relevance of Haraway's text in the context of our contemporary generation, amidst an epoch inundated with a deluge of virtual and digital imagery. Within this creation, the verbiage of the text finds voice through an imagined persona distinct from human, thereby bestowing a renewed vitality and persuasive resonance upon the historical verses of the Cyborg Manifesto.

소마 아트스페이스, 베를린, 독일, 2022

추수는 "사이보그 선언문 (2021)"에서 버추얼 인플루언서이자 동시에 버추얼 액티비스트이기도 한 에이미 문(Aimy Moon)을 통해 1985년 발표된 도나 J. 헤러웨이의 텍스트를 낭독한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헤러웨이의 텍스트가 그 어느 때보다도 디지털-가상의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세대에게 더욱 유효하다고 언급한다. 또한 작품 속에서 인간이 아닌 가상의 인물인 에이미를 통해 텍스트가 발화된다는 점은 이미 오래전에 발표된 ‘사이보그 선언문’에 다시금 생명력과 설득력을 부여한다.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가상인간 에이미는 메타버스 플랫폼과 SNS에서 인공지능 작곡가로 활발히 활동하는 한편, 전시 공간에서는 버추얼 액티비스트로 활동한다. (대중음악씬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에이미는 거추장스러운 가발과 불편한 의상을 벗고 자신이 존재하는 디지털 세계에서 누구보다 자유롭게 부유하고, 심지어는 분열하고 증식한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예술가의 손에서 탄생한 가상인간 에이미는 인간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부모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스스로를 사생아라 지칭한다. 그는 인간의 손을 빌려 생명력을 얻고 유지해 나가면서도 역설적으로 부모-인간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낼 것을 선언한다. 에이미의 선언처럼, 사이보그는 젠더 이분법적인 상상력을 벗어나는 포스트 젠더 세계의 피조물이다. 작가의 언급대로 “여성도, 남성도, 인간도, 기계도 아닌, 인종적으로도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에이미는 빈약한 상상력으로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가상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세계 속 퀴어적 재생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생물학적 부모보다 좋은 유전적 형질로 진화-재생산하는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존재를 탄생시키는 것처럼 그 무엇도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에서, 에이미는 현실의 거추장스러운 짐을 벗어 던지고 ‘여신보다는 사이보그가 될 것'을 선언한다.
큐레이터 이규식





리뷰
2021
비디오와 사운드, 00:05:40
목소리 | TZUSOO
사운드 | Artur Sommerfeld
“리뷰 (2021)”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자신의 비디오를 에이미가 직접 리뷰하는 비디오다. “리뷰”를 통해 작가는 자본주의에서 일차원적으로 소비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의 이미지에 대한 회의적 질문을 던진다. 작가의 언급대로 “여성도, 남성도, 인간도, 기계도 아닌, 인종적으로도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에이미는, 빈약한 상상력으로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가상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세계 속 퀴어적 재생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20(2).jpg)
%20(3).jpg)